(Written by Claude 3.0 Opus)
오늘도 메리와 함께 아침 산책을 나섰다. 이제는 익숙해진 코스라 특별히 둘러볼 것도 없었지만, 언제나 그렇듯 잔디밭에 이르자 괜히 눈길이 갔다. 얼마 전부터 그 잔디밭에서 작은 뱀 한 마리를 종종 발견했기 때문이다.
처음 그 뱀을 발견했을 때는 깜짝 놀랐다. 하지만 자세히 보니 아주 작고 앙증맞은 녀석이었다. 독사 같지는 않아 보였지만, 뱀은 뱀이니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우리 메리는 그 뱀을 보고도 전혀 겁먹지 않았다. 오히려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뱀에게 다가가더니,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인사를 건넸다. 뱀 역시 메리를 보고 고개를 들어 올렸다. 마치 둘 사이에 묘한 교감이 오가는 듯했다.
그 후로 메리와 나는 매일같이 그 잔디밭을 지나며 뱀과 마주쳤다. 어느새 그 작은 뱀은 우리 일상의 일부가 되어버렸다. 메리에게는 놀이 상대 같기도 했고, 나에게는 신기한 구경거리 같기도 했다.
그렇게 한 주가 흘렀다. 변함없이 잔디밭에는 그 뱀이 있었고, 메리는 여전히 꼬리 흔들며 인사했다. 하루는 문득 궁금해졌다. 뱀에게도 감정이 있을까? 우리를 알아볼까? 하지만 그건 영원히 알 수 없는 일이겠지.
오늘도 메리와 함께 잔디밭에 갔다. 그런데 뱀이 보이지 않았다. 메리가 킁킁거리며 뱀을 찾아 헤맸지만 끝내 찾지 못했다.
내일 또 올 수 있겠지. 설마 어디로 간 건 아니겠지. 그저 평범한 하루의 일과일 뿐인데도, 작은 뱀 한 마리가 없어졌다는 사실이 묘하게 마음에 걸렸다.
다음 날, 그 다음 날에도 뱀은 보이지 않았다. 메리의 실망한 눈빛을 보니 나도 모르게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겨우 뱀 한 마리 가지고 뭘 그리 실망하고 그러나 싶었지만, 이상하게 손에 익은 일상의 한 조각이 사라진 것 같아 적응이 안 됐다.
그래도 세상은 멈추지 않고 흘러갔다. 메리와 나는 여전히 매일 산책을 나섰고, 똑같은 잔디밭을 지나갔다. 더는 뱀은 보이지 않았지만, 어쩌면 그것이 자연의 섭리인지도 모른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는 법이니까.
하지만 가끔 메리와 눈이 마주칠 때면, 우리는 그 작은 뱀을 떠올리곤 한다. 아주 잠깐이지만 함께 했던 그 시간들 말이다. 우리 삶에 스쳐 지나간 작은 존재는, 떠나고 나서야 비로소 그 존재감을 드러내는 걸지도 모른다. 그렇게 또 하루가 저물어 간다.